1908년 중국 간쑤성 둔황 석굴에서 낡은 종이 두루마리가 발견되었다.
프랑스의 동양학자 폴 펠리오가 무려 1,000년을 넘게 잠자고 있던 세기의 역사문서를
발견한 것이었다. 이게 바로 신라시대의 고승 "혜초"의 인도여행기("왕오천축국전")인데,
지금 프랑스 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단다. 여기서 "오천축국"이라함은 지금의 인도 서부,
중부, 동부, 북부를 포함하는 지역을 말하고 이 여행기는 당시(723년에서 약 12년간)의
인도, 파키스탄지역의 소중한 산역사를 알게해주는 거의 유일무이한 자료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어 역대 4위 안에 드는 세계적 여행기에 속한다고 한다.

최근에 EBS에서 혜초를 따라 당시 당나라 "쿠차"에서 죽음의 사막인 중국 신장 위구르자치구 내의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우루무치에서 1600km 떨어진 "호탄"에 이르는 도보답사를 방송하기도
했는데, 혜초의 위대한 탐험정신과 개척정신을 배우고자 한 기획물이라고 한다.

필자는 고교시절 독일의 저명한 작가 "헤르만 헤세"의 "싯달타"를 감명깊게 읽었었다.
조국 독일보다 타국에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더 날린 헤세가 33세때 인도여행을 마치고
1922년(45세 때) 쓴 작품인데 그의 "데미안"과 더불어 대표작이다. 이 책에서 그는 석가왕국의
왕자에서 인도국민의 부다, 즉 싯달타가 되어가는 과정을 예리한 필체로 묘사하고 있다.
철저한 계급사회였던 인도 당시의 석가모니는 한마디로 계급의 철폐를 부르짖고 누구나 다 깨우쳐서
열반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설파했다. 그곳이 바로 베나레스이고 보리수 아래에서 좌정하여
득도하였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보리수나무가 아직 대를 이어 살아있다고 한다. 1870년 죽은
원래의 나무씨앗을 받아 다시 키웠다고 하며,"마하보리사원"이 이곳에 세워져 있다고 한다.

인도는 "간디", 마하트마 간디의 나라다. 간디는 화장하여 저세상으로 갔는데, 그 화장터가
"야무나강변"이고 강 건너 세계로부터 모인 수만권의 간디 전문서적으로 가득 찬 "간디박물관"이
서있다. 지금도 매주 "라즈갓트"에서는 간디를 추모하는 모임이 열린다고 한다.

인도는 이슬람문화와 회교문화가 뒤섞여진 나라다. 징기스칸의 몽골의 후예 "티무르"가 세운
"티무르제국"과 연이은 "무굴제국(몽골제국 이란 뜻)"이 약 300년간 인도를 지배하였다.
19세기 후반(1857년)에 이 무굴제국은 망하고 영국등의 유럽제국의 지배하로 들어간다.
지금 약 12억에 달하는 인도인구 중 약 80%가 힌두교도이고 13~14%만이 이슬람교도라고 하는데
무굴제국은 이 이슬람을 대표한다. 그 무굴제국의 "샤 자한"왕이 왕비를 위해 만든 "아그라"의
"타즈마할"은 대표적인 여행코스이다. 이 "아그라"를 중심으로 "뉴델리"와 "자이뿌르"는 유명한
"황금의 삼각"을 이룬다. 애석하게도 왕비 "뭄타르"를 위해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를 만든
"샤 자한"은 결국 "아그라 성"에서 유폐되어 생을 마감했다.

힌두문화의 대표적 여행지는 "카주라호"이다. "시바"신과 "비슈누"신을 모신 "카주라호"는
델리에서 400km정도 떨어져 있는데 수십개의 사원의 신전들과 그 벽에는 수많은 신, 여신, 요정과
신화에 나오는 동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조각해 놓아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갠지스강을 끼고 지금부터 3,000여년 전에 만들어 진 "바라나시"는 오래 된 도시로, 예나제나
변함없이 그대로라고 한다. 여기에 힌두교도들의 성지 "베나레스"가 있다. 그리고 두 강,"바루나강"과
"아시강"으로 이름 지은 이 바라나시는 지금도 인간세상에서 생기는 그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한다.
지은 죄를 강물에 목욕하므로서 씻으려는 무리, 이곳까지 와서 종교의식을 치르는 순례자들, 죽은이들과
이들을 화장하려는 가장 낮은 계급의 무리들, 그리고 이런 복잡한 인도세계를 구경하려는 여행객들...
인도를 가장 쉽게 알 수 있고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바라나시"이라고 한다. 그리고 갠지스 강 변의
골목길과 "바자르"....인도는 이런 곳에서 진면목을 보여준다.

인도는 세계최대의 "IT강국" 이고 중국에 이어 향후 가장 기대되는 나라임에 틀림없다. 
그런 인도를 보려면 "뭄바이"를 가 봐야 한다. 인도 최대의 관문으로 국제공항이 있고 인구 역시 가장
많으며 아시아 최고(最古)의 증권시장이 있는 인도경제의 요람이다. 바다에서 보이는 "게이트 오브 인디아"는
바로 이런 뭄바이를 가장 잘 알게 해주는 대표적건물이고 주위에 동상들이 즐비하다.

필자가 어린 시절 국사시간에 "가락국 김수로왕" 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허황옥"왕비에 관한 전설을
알고 이 사실을 잊을 수 없었다. 이 이야기는 최인호씨의 "제 4의 제국"에서도 나오는데, 가야국이
북방기마민족의 대륙문화(김수로왕)와 남방의 해양문화(허황옥)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다.
허왕비는 인도 "아요디아국"의 식민지 "아유티아"출신의 왕비라는 것인데, 소위 "쌍어문(雙魚紋)"이
아요디아국의 문장(紋章)이라는 것과 "파형동기"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주장이다. 사실여부를 떠나
참으로 재미있는 전설이고 인도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참고로 필자는 김해김씨 김수로왕의 후손이고 김유신의 후손이기도 하다.

인도는 한국의 무려 33배나 큰 대륙이다. 수 많은 언어와 종교, 문화로 융합된 인도, 그러나 각자 스스로의
목소리를 분명 내고 있는 인도를 제대로 알려면 수 년을 다녀도 힘들다고 한다. 인구 수 만큼이나 그들이
믿는 신들이 있다고 할 정도로 인도는 종교와 사상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10대 말부터 무려 13년을
인도의 전통적인 요가수련을 해 본 경험이 있다. 요가수련의 궁극적 목적은 "신인합일(神人合一)"이라고 한다.
오랜동안 육체적, 정신적수련을 통해 "열반"이나 "옴"의 경지로 들어가는 것이 요가훈련의 최종목적이며,
헤르만헤세의 자전적소설인 싯달타에서도 같은 해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여행은 그래서 "참선"을하고 맹렬히 "수행"하는 공부승이 해보기에 적합한 여행일지도 모른다.
젊은 나이에 고국을 떠나 인도를 여행하며 고향생각으로 시름에 빠졌던 "혜초"의 짧은 싯구가 문득
생각나는 것은 인도여행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한번쯤은 경험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