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幼兒)는 일찍부터 정서(emotion)발달을 시작한다. 즉 생후 1~4주가 되면
원시적인 반사(反射) 수준인 배고프면 우는 식의 "정서적인 반응"을 보이며,
4~8주가 되면 벌써 배고픔, 통증, 불쾌함등으로 구분하여 울게 되고, 8~16주엔
딴 얼굴을 보고 웃으며, 6개월이 되면 좌절할 때는 쉽게 울고 행동으로 분노를
표시하며 스스로 즐기기도 한다. 7~8개월이면 낯선 사람에겐 예민하며 가족들에게
정서적으로 반응하고, 1세가 되면 게임을 좋아하고 울거나 하여 주위의 관심을 끌려한다.
이런 유아의 정서적인 안정감은 유아의 "행복감"에 절대적이다.
이 시기에 부모는 애정과 수용적자세, 관용하는 태도로 아이에게 "안정감"을 제공해야 한다.
유아의 성장시기별로 변화하는 정서적반응과 발달에 대해 잘 이해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키울수 있도록 적극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정상적인 자아(自我;self-cofidence)"가 형성된다.

어린이는 2세가 되면 독립을 시작한다. 엄마의 말에 반대하고 혼자서 옷을 입으려 하는
시기가 이때다. 그래서 이 시기가 되면 아기의 요구를 그냥 다 들어줄 수가 없다.
소위 "훈육(discipline)"이 시작되는 시기다. 유명한 소아과 교과서인 "Slobody"
임상소아과학에서 3 대 지침을 예시하고 있다. 즉 어린이의 정서훈련에는 첫째, 부모의 선택에
관계없이 아기가 자유자재로 결정할 수 있는것, 둘째,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따르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아이가 선택할 여지가 있는 것, 세째, 절대복종해야 하는 것으로 분류한
대목이 그것이다. 아이를 교육할 때 반드시 이 카테고리 중 어느 하나를 분명히 지적해 주어야
아이가 혼란없이 올바른 결정을 하게되는 습관을 익히게 되고 이런 "도덕적이고 사회규범의
근간"이 되는 기본교육은 아이의 정서교육에 필수적이란 것이다.

스위스의 제 1도시 "취리히(Zurich)"에 가면 오래 된 동상과 공원이 있다.
바로 "페스탈로치(J.H.Pestalozzi;1746~1827)동상이다. 그의 역작 "은자의 황혼"은
필자가 가장 아끼는 책 중에 하나로 한때 머리맡에 두고 빨간볼펜줄 그으면서 읽던 愛藏書 중에
하나였는데, 그의 "사랑의 학교"는 어릴 적 교과서에도 나오는 "눈높이교육"의 산교실이었다.
그는 "인성교육'을 중시하였다. 그래서 "가정교육"을 모든 교육의 으뜸으로 평가했다.
아이들에게 자발적 동기를 부여해 주고 암기식이나 주입식교육을 멀리 했다.
그리고 교육의 기본을 "도덕성"에 두었다. 이런 그의 교육관은 현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어릴 적 가족드라마인 "초원의 집"이나 "웰튼가"를 보면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 앉아 하루의
마감을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의 기도와 함께, 도란도란 식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통계에 의하면 잘 자란 아이일 수록 가족간에 함께한 식사시간이 길다고 한다.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매개로 대화하고 사회규범과 인생에 대해 가벼운 것에서 부터
매일 교육하는 곳-바로 "식탁"은 자녀의 정서함양에 절대적이다.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자아정체성(self-identity)"의
부족이다. 이같은 "자아(self, ego)"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self-awareness)은 스스로에
대한 신뢰감(self-assurance)으로부터 출발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 긍지, 긍정적인 태도는
"자부심(self-esteem)"을 가져다 주고, 자신에 대한 확신감 (self-confidence)을 갖게 되며
어떠한 위기나 곤경에 처해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제심(self-command)"이나 "자신에 대한
확신감(self-affirmation)" 마저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비뚤어지고 설익은 비정상적인
자아가 형성이 되면 자칫 "자기위주(self-centered)"의 이기주의(selfish, egoistic)로 치우치기
쉬우며, 대인관계에서도 상대를 배려하거나 도와주기 보다는 자기방어적(self-defence)이 되거나
거꾸로 뜻대로 되지 않아 일이 잘못되거나 실패를 거듭하면 스스로를 파괴(self-destruction)하는
비극으로 치닫기도 한다.

가정은 "성공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요람이다. 그러나 오늘날 지난 시절의 다세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모했고, 또 그 핵가족도 맞벌이부부로 갈라지고, 이제는 형식만 가족인 가족구성원이
뿔뿔이 흩어져 외톨이 가족인 되고있는 상황에서 1960~70년대의 대가족제도가 주는 정서,
인성교육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가정보다는 학교교육이 중요시되고 "마음교육'의
많은 부분이 전적으로 학교교육(특히 유아원이나 유치원, 초등학교교육)에 의존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부모는 자녀교육에 결코 관심과 책임의 끈을 놓아서는 않된다. 궁극적으로는 자녀교육,
나아가 성인이 되었을 때의 "자아형성"의 대부분이 부모의 몫임을 기억해야 한다.

정신과에서 정신질환을 치료할 때 항상 가족상황을 조사한다. 정신질환의 모태가 가족이기 때문이다.
가정은 행복의 요람이기도 하지만 불행의 시작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훌륭한 마음, 아름답고 강인한 마음,
행복한 마음의 고향, 그 뿌리는 바로 가정이다. 가정에서 "자존"(self-esteem)을 체득해야 한다.
나 스스로를 존중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바로 가족 속에서 자란다.
마음의 연금술은 바로 가족의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