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팅(The Sting,'73)" 으로 유명한 "로버트 레드포드(R.Redford,1937~)"가
감독한 작품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u It)"을 필자는 가장 아끼는 영화중에
하나로 치고 있다. 사실 이 영화는 첫 상영 당시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했고 아카데미상
(주연, 작품상,등의) 같은 큰 상도 받지 못했던 평범한 스토리의 작품이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면 언제나 가슴뭉클한 감동을 뼈속까지 받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건강이 나빠진 최인호작가가 "인연"이라는 수필집을 내면서, 첫장에 "나와 당신 사이에
인연의 강이 흐른다"는 강이야기를 했는데, 이 강이 바로 로버트 레드포드의 "강물"과 비슷한
뉴앙스로 나에게 다가온다. 목사인 아버지("맥클레인")가 두 아들 "노먼"과 "폴"을 데리고
강가에서 송어낚시를 한다...그런데 어느날 "폴"은 죽고 ....강물이 흐르고 이들의 가족들도
강물처럼 흘러 어디론가 흘러 내려가고 있다....강물은 폭우도 만나고 얼기도 하며 맑고 시원하게
물고기랑, 새랑, 주위 나무들의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그런 강물은 유유히 변함없이 흘러간다.
가족의 물은 세파에 흔들려 어지럽게 흐르기도 하고 흙탕물이 되기도 하고 화목하고 행복한
즐거운 물놀이 물이 되기도 한다...그러나 늘 가족은 강물처럼 흘러간다. 가족은 인연의 강물처럼..
가족의 삶을 온전히 낱낱히 풀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마치 강물의 언어가 아무것도 없듯이
가족 속에도 설명할 수 없는 언어들로 가득하다....강물은 그 곳에 늘 있듯이 우리 가족도 언제나
그곳에서 변함없이 우리를 반기고 있는 것이다. 언제 찾아도 한결같은 강물, 그 같이 한결같은 가족..
그래서 가족은 "흐르는 강물처럼"...인연같이 존재한다.

가족을 알려면 영화를 보면 된다.

필자가 매우 좋아하는 영화 몇편을 보자.

나는 "대부 (The Godfather)" 매니아다. 처음 나온 것이 1972년도 였으니 내나이 20세때이다.
"로버트 드니로"부터 시작하여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24~2004)", "알 파치노
(Al.fred Pacino,'40~)"에 이르기 까지 시칠리섬에서 건너온 이태리 이민가족들의 살아가는
숨막히는 이야기 정도로 필자는 이해한다. 그게 마피아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그들의 끈끈한
가족간의 사랑이야기이다. "돈 비토 코를레오네"라는 패밀리의 대부의 가족지키기의 치열한
모습이 이 영화 "1"에서 전개된다. 가장 아끼는 셋째 아들 "마이클 (알 파치노)"이 대를 이어
대부가 되는 과정 역시 보통 처절하지 않다. 첫째 아내를 잃고 둘째 아내를 사랑하지만 아내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하는 마이클의 마음 아픔, 그러나 가족, 패밀리를 위해 형까지 포기하는
피눈물나는 가족애가 "2"부를 장식하고 있다. 과연 영화 대부에서의 가족은 무언가?

또 내가 매우 좋아하는 "조니 뎁(John C.Depp)"이 나오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자.
어릴 적부터 엄한 치과의사 아버지에게 쫓겨나 초콜릿공장으로 성공한 "윌리 윙카"(조니 뎁분)는
뭔가 허전하여 공장을 공개한다. 이때 어린 찰리를 만나고 차츰 가난한 찰리가정을 통해서
자기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세계최고의 공장과 막대한 돈보다 비록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삼세대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찰리가족을 부러워 하고 결국 의사인 아버지를 찾아간다.
자기를 전혀 기억도 못할 거라고 생각한 윌리 윙카는 아직도 자기가 한번도 치실을 사용하지 않는
가지런한 치아를 가졌다는 것을 단번에 기억해내는 아빠, 벽에 공장사진을 붙여놓고 대견스러워 하는
아버지를 보고 자기를 아들로서 사랑하고 인정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다소 코믹하고 유치한 영화지만
"캐러비안 해적 (Pirates of the Caribean)"의 "잭 스패로우" 때처럼, "가위 손(Edward Scissorhands)"의
주인공처럼 조니 뎁이 크게 내 뇌리에 남는 작품이다. 찡한 가족애를 눈물로서 남기며... 
 
또 한 작품을 들라면 "매컬리 컬킨(Macaulay C.Culkin,'80~)"의 "나홀로 집에(Home Alone,'90)"이다.
"조 페시"와의 쫓고 쫓기는 싸움(?)으로도 재미있지만, "캐빈(당시 8세)"과 뒷집 무서운 할아버지간에
나누는 교회에서의 이야기가 가슴에 크게 와 닿는 작품으로 필자는 기억한다. "먼저 전화 걸어 보세요.
가족에게 먼저 다가 가세요. 겁내지 말고...혹시 그들이 나를 받아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걱정하지 말고..
잘못한 것이 있으면 먼저 사과하세요...." 거꾸로 8세 꼬마가 팔순이 다된 노인에게 타이르는 훈계다.
할아버지는 캐빈 말대로 전화하여 먼저' "내가 잘못했고, 너희들을 보고 싶다"는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다시 그 무서운 뒷집에서는 노인 혼자 사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찾아오는 여느 집같이 되었다. 이게 가족이다..

가족은 신(神)이 만든 가장 오묘한 걸작품이다. 인연(因緣)으로 만들어진 이해하기 어려운 집단이다.
고(故)피천득 수필가는 지난 1996년 그 동안 주옥같은 수필을 모아서 "인연"이라는 수필집을 내었는데,
여기서 지난 수십년간 3번이나 우연히 만난 "아사코(朝子)"라는 여인에 대해 글을 썼다.
가족은 이 보다 기이한 인연으로 만난 연인과도 같은 사람들이다. "Et au milieu coule une Riviere"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말없이 강물을 보면서 속으로 되뇌이는 주인공의 혼잣말....
" 강물이 그 곳에 있다.  그리고 흘러간다. 우리들이 그 곳에서 닐낚시를 하던...그 강은 항상 그 곳에 있다.. "

가족은 항상 그 곳에 있다.  우리들이 웃고울면서 서로 싸우고 사랑하고 먹고 자고 하던..
그 집은, 그 가족은 항상 그 곳에 있다.  ...흐르는 강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