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마지막 일요일 미국 전역에 미식축구 결승전이 중계된다.
  "슈퍼볼"이다. NFC우승팀과 AFC우승팀간의 단판승부가 펼쳐진다.
  시청률이 70%가 넘는다고 하니 미국인의 미식축구 사랑은 대단하다.
  지난 2006년에는 한국계선수인 하인스 워드가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우승으로 이끌어서 우리나라에도 큰 화제가 되었다.

  미식축구는 한마디로 "영역싸움"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갈색의 고구마 모양의 축구공을 패스하거나 끼고 달려서
  전진을 많이하고 터치다운을 해야 이긴다.
  어깨를 서로 밀고 힘으로 상대팀을 공격하는 것이
  영역싸움의 진수를 보여준다.

  일본에는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모"가 지금도 인기있는 스포츠이다.
  정해진 스모판위에 두사람의 역사(力士;리키시)가 싸우는 경기로
  상대방을 넘기거나 밖으로 쫓으면 이긴다.
  철저한 영역싸움이다.
  홀수달마다 열리고 최고의 리키시는 요코즈나인데 가장 자기 영역을 잘
  지킨 선수이다.

  짐승들도 한결같이 자기 영역표시를 한다.
  배설물이나 발자국, 또는 나무에다 생채기를 내어 이곳이 자신이 지배하는 곳
  이다고 선포하는 것이다.
  이런 "영역보존의 본능"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자칫 이런 영역에 함부로 들어가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인간끼리의 영역싸움 역시 만만찮다.
  국가간의 영토전쟁은 인간의 고대사에서부터 항상 있었던 일이다.
  지금도 한국과 일본간의 독도분쟁이나 중일간의 센카꾸분쟁이 그 예다.

  "부의 미래"를 지었던 "앨빈 토플러"가 최근에 "40년 뒤의 40가지 예측"이란 책을
    발간했다. 여기서 "영역파괴"가 극심해질 것을 예언하고 있다.
    정치지도자들의 영역에서는 여성지도자들의 등장,정치분야에서는
  NGO,종교단체,사기업의 영역침투가 현저할 것임을 내다 보았다.
  첨단화된 네트워크는 새 방식의 하드웨어를 출현시켜 지구촌은
  "페타 바이트(peta byte;100만 기가바이트)"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래서 정보는 포화되고 휴대폰을 이용한 정보수집력이 극대화 되지만,
  불필요한 정보 역시 극심하여 사생활유출 역시 현저하리라고 보았다.
  결국 개인은 스스로의 영역보호를 위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영역싸움에는 늘 텃새라는 말이 나온다.
  기존세력들의 자기방어,보호를 텃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영역싸움은 "제로섬 게임"과도 같다.
  한정된 재료를 둘 또는 다수가 서로 뺏어 차지하려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이런 싸움은 자연 지나친 "자기방어","배척"이라는 도구가 이용된다.
    인간은 지난 200여년간 지구로부터 엄청난 자원을 뺏아갔다.
  이 자원은 지구의 영역,지구 자신의 소유물인데,인간이 이런 지구의 영역을
  침입한 것이다. 마치 신의 영역을 인간이 침범한 셈이다.
  지금 지구는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빼앗긴 지구 자신의 영역을
  인간으로부터 되찾아 오려는 보복공세와도 같다.

  영역(boundary,territory)은 대개 생존에 필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 고유의 안전한 영역을 고수하고자 "폐쇄적이거나
  고립적"인 방식을 사용한다. 이런 태도는 인간의 원래 성향,사회적동물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게 한다.
  인간은 더불어 살 때 가장 행복하다.
  인간에게서 대화와 교류는 무엇보다 소중한 삶의 "툴(tool)"이다.
  외부와 차단되어 자신의 영역만 지키려는 자세는 결국 고독과 단조로움,우울함,재미없음
  이라는 "삶의 질 저하"를 가져온다.

  달팽이처럼 자신이 만든 갑옷에 자신을 꽁꽁 숨겨두면 당장은 안전할지는 모르지만,
  인생의 다양성과 문화적인 면에서는 참으로 비극이다.

  영역지킴은 비록 매우 중요하지만 영역에 붙들여 있으면 결코 온전한 영역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앞으로 지구는 그 모든 분야가 서로 공유하고 나누고 상생해야 되는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다.
  조선시대 말기의 대원군처럼 쇄국정치를 도모하면 글로벌 스탠다드는 불가능해진다.

  지금 컴퓨터게임에 빠져 혼란스런 가상세계에서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는 아이들에게
  인간세계로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자기폐쇄적이고 방어적이며 외부단절형의 사람에게는 한시바삐 자신이 굳게 쳐놓은
  영역보존의 벽과 막을 거두도록 설득해야 한다.

    영역을 초월하는 "배려의 정신"은 부부관계나 사회생활에 매우 소중하다.
  가정생활에서도 자신의 영역확보에 지나치게 노력하면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없다.
    영역은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남의 영역까지 보살피고 배려해주는 자세이다.
    사랑은 베풀고 주므로서 이뤄진다.
    나의 영역을 양보하고 상대방이 언제든지 드나들 수 있도록 용인할 때
    나의 삶은 풍요로와지고 남으로부터 사랑과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