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가 표범에게 잡아 먹힌 까닭은......



    사바나의 뜨거운 햇볕아래 토끼 한마리가 죽을 힘을 다하여 이리저리 뛰고 있다.

    그 뒤에는 숨을 헐떡이며 표범이 맹렬하게 따라오고 있다.

    사흘을 굶은 포식자는 이번에는 꼭 잡아먹겠다는 의지가 강렬하다.

    토끼는 뒤에서 들여오는 공격자의 숨소리가 예전과는 다름을 깨닫는다.

    기필코 한끼 식사로 자기를 포식하겠다는 "진정성"을 모를 수 없는 것이다.

    얼마를 못 버티고 토끼는 도망을 포기한다.

    표범의 치열한 추격, 그것도 꼭 잡아서 숲 속에서 기다리는 새끼 표범을 굶길 수 없다는

    필사적인 열정 앞에 굴복한 것이다.



    병원에서 말기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A"씨는 절망감에 사로 잡혔다.

    6개월 시한부 인생....이제 저 바깥의 공기와 햇빛을 볼 수 있는 날도 반년 밖에 없다

    왜 진작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는가...후회해도 소용이 없고...주위의 모든 사물들이

    이제 낯설게만 여겨진다.  .......그래 사흘 밤낮을 식음전폐하고 스스로를 끝없이 고문하다가,

    문득 자신이 정말 스스로를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를 자문해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과연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나는 나를 어떻게 해왔는가?....

    놀랍게도 스스로에 대해서는 참으로 무심하였다는 사실을 60이 되어서야 깨닫는다.

    훌훌 털고 입산한다. 몇날 며칠을 산속에서 지난 날들을 되돌아 보았다.

    "이럴수가...나는 한번도 진정성있게 나를 나답게 대접한 적이 없었다...."

    늦었지만 이날부터 그는 진정으로 자신을 돌보기 시작했다.

    마누라보다 더 아끼던 고급술을 산에다 부어버리고 쓰잘데 없는 수많은 책들,컴퓨터까지

    버리고 오직 자신의 내면 속에 그동안 스스로가 쳐다보지도 않았던 또 하나의 "진정한 나"를

    찾아 "진정성"있게 스스로를 위하기로 한다.

    신선한 야채와 맑고 깨끗한 공기,물,그리고 모든 허욕을 버리고 치열했던 사회에서의 경쟁심도

    모두 버리고 오직 내 몸 속에 지금 죽어가는 "자신"을 ,자신의 생명의 불씨를 되살려 보리라

    결심한다.



    그동안 내팽개쳐졌던 육신은 그래서 하루아침에 전혀 새로운 주인을 만난 것이다.

    그동안 서로 무관심했던 신체내부의 모든 장기와 신경,혈관,세포,호르몬들이 새주인이

    지시하는 명령에 바짝 신경을 집중한다. 인체는 그 이전 어느때보다 강력한 모습으로 생명력을

    발산한다. 엊그제까지 오만방자하게 주인의 몸을 갉아 먹던 암조직들은 갑작스런 새주인의

    새로운 강력한 지휘체계에 당황하고 움츠려들기 시작한다. 장난이 아니란 것을 눈치챈다.

    암조직을 에워싸는 백혈구부대는 갑자기 맹렬한 기세로 암조직을 부수고 아무렇게나 공급해주던

    영양분도 갑자기 차단된다. "암살려..."다. 이렇게 해서 암은 겨우 석달만에 백기를 들고만다.

    암조직은 도로 주인의 백혈구에게 잡아먹혀 그 위세가 초라해지고 말았다.



    100kg이 넘는 비만한 "B'씨는 새해에도 영락없이 체중 30kg감량을 신년목표로 정했다.

    연애는 고사하고 길거리 다니기도 힘들다. 만사가 귀찮고 내몸이 이런 웬수가 없다.

    집에 가면 엄마가 살빼라 노래를 부르고 친구들도 "야,이제 그 비계 헌납 좀 하시지.." 비아냥 거린다.

    물론 그 동안 살찌는 것을 수수방관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달을 더 넘겨 다이어트를 지속해 본 적

    이 없다. 그런데 새해 첫날 그녀는 너무도 외롭다는 것을 절감한다. 비만은 고독이고,사회로부터의

    퇴출이다. 그 어디에도 반기지 않는다. 그녀는 하루밤을 눈물로 지새우고,다음날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거울로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한마리의 살찐 짐승이 우두커니 서있었다.

    그녀는 퉁퉁 부은 얼굴을 감싸고 이를 깨문다. "너는 누구냐?...왜 이래 사니?..."

    그녀는 스스로를 너무나 불쌍히 여긴다. 제몸 속의 또 하나의 자신이 너무나도 측은한 것이었다.

    이를 깨물고 스스로를 다짐한다. "죽을래? 살려면 비계를 버려야해...그길 밖에 없어..."

    그녀는 걷기 시작했다. 무릎은 아프고 식은땀이 흐르지만...이대로 죽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주인의 새모습에,몸도 즉각 반응한다. 그동안 쉬고있던 지방분해가 시작되고 근육은 강화된다.

    식사후 2시간만 지나도 허기를 느끼던 뇌도 자중하고 오로지 새주인의 "진정성"에 따르기로 한다.

    .....그로부터 3개월 후 그녀는 체중 70kg에 도달했다. 그녀는 아마 또 3개월이 지나면 예전의 55kg에

    꼭 도달하여 동대문 의류상가를 활보하리라 믿는다.



    우리 몸은 이런 "진정성"에 감복한다.

    진정으로 우리 몸을 챙겨주면 우리 몸도 똑같이 화답해준다.

    건강은 진정성에 의해 쟁취할 수 있다.

    정말 건강해지고 싶다면 진정성 있게 자신의 몸을 사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