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조간신문을 드니 우리나라 제약업계의 거두(巨頭) 한분의 타계소식이 눈에 들어온다.
한때 "영진구론산"하면 버스나 기차안에서나 길거리 어디에서도 친숙했던 자양강장제로
박카스와 같은 명성을 가졌었는데 그 구론산을 만든 영진약품의 창업주, 김옹이 돌아가셨다는 내용이었다.

이 분을 기억하는 것은 지난 2007년부터 우리병원을 수차 다녀가시면서 나는 이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특히 이분이 나에 대해 각별한 말씀들을 많이 하셨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가 그분이 인생을 마지막 정리하시는 때였던 것 같다.

그 분은 질병에 대하여 참으로 다양하게 질문들을 하였고 나는 성실하게 답변했다.
어떨 때는 수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 당시 90이 다 되어가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숨이 찬것 외에는 질병에 관해 토론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병원이 시설이 좀 빈약해서 (이 당시는 지금의 서초동으로 이전하기 전) 차안에서
담요를 들고와서 온몸을 감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게 눈에 선하다.

신문에 나온 약력을 훑어보니 참으로 많은 일을 하시다 돌아가셨구나, 아까운 인물 한분
잃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90이 다 되어도 건강에 대하여 의욕의 끈을 놓지 않고 자식과도
같은 한 세대나 후의 인물인 보잘 것 없는 나와 열정적으로 토론하셨던 옹이 저승에서 가셔서
이승에서 다 이루지 못한 건강에의 꿈을 다 이루기를 기원하면서, 또 한분의 기억에 남는 환자 한분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