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醫師)는 의료행위를 통하여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을
직업으로 사는 사람이다. 의료행위란 약물요법과 외과적수술법,
그리고 정신요법등으로 환자의 병을 상대하는 모든 행위를 말하는데,
의사는 의사 고유의 진찰, 검사, 투약, 수술등으로 환자를 치료한다.

의사는 수천년 전부터 존재했으나 시대에 따라 그 역할은 달랐다.
미개한 시대는 의사는 주술사적인 모습이었고 한때는 종교적인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 의사를 대신하기도 했으나 현대적인 의미의 의사란
대체적으로 직업적인 의료행위를 하는 전문직으로 평가한다.

시대는 달라도 의사는 의사라면 누구나다 공통적으로 걸어가는
의사로서의 길이 있다. 의사는 인간이면서 인간의 병을 고치는 사람이다.
인간은 지구상에 가장 영특한 동물이고 만물의 영장이다.
그런 인간을 치료하는 의사라면 반드시 일평생 밟아가야 하는 의사로서의 길이 있다.

우선 지금으로부터 수천년전의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가 의사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만들어 놓았다. 스승에 대한 존경심, 환자 우선 주의,
동업자에 대한 예의, 환자비밀에 대한 규정등..의사가 갖추어야 할 윤리를
일목요연하게 지적해주었다. 뿐만아니라 의료법에도 수많은 의사에 대한
규제와 간섭이 있어 의사가 적확한 진료행위를 하는데 많은 구속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더욱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정하는 스스로의 길이다.
의사는 철저하고 완벽해야 한다. 강한 심장과 용맹성과 치밀함, 손기술,..등등
의사라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자질을 갖고 대개 40여년간 진료행위를
하면서 살아가는 의사로서의 길이 분명 있을 수 밖에 없다.
지금 내 눈 앞의 환자에게 행하는 나의 진료행위가 과연 최선의 진료인가,
나의 의료지식은 구태의연하고 낡아, 보다 나은 양질의 진료를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를 스스로 반성하고 있는가, 새로운 의료지식을 습득함에 있어
게으르지는 않은가,...이런 자문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

한번의 실수를 다시 하지 않도록 지난번 진료를 마치 바둑 복기하듯이
분석하고 연구해야 한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해답을 얻기 위해
분주히 전문서적과 저널을 뒤져봐야 한다. 환자들의 언어들을 연구하여
그들이 표현하는 온갖 발성과 표정에서 그들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질병에 대한 생각의 끈을 놓아서는 않된다.
인간에게는 늘 질병이 따라 다니고 그림자 같은 질병의 행방을 뒤쫒아야 한다.
유행병을 감각적으로 염두에 두고 늘상 환자에게서 그 흔적을 미리 찾아
주어야 한다. 의사는 사립탐정가 이기도 하고 일기예보자이기도 하고
질병의 스토커이기도 하다. 의사는 질병치료에 있어서는 완벽주의자여야 하고
질병을 추적하는 데에는 지독한 스토커여야 하며, 질병치료할 때에는
하느님 같은 너그러움과 적극적인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의사에게 가장 큰 명예는 환자가 병이 나아서 행복해 할 때 주어진다.
그 대가로 받는 약소하나마 보답은 조그만 위로가 되고 생계를 이어준다.
대가를 위해 노력한다면, 그것은 적어도 나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의사의 길이다. 대가는 환자가 주면 주는대로 받는 것이 고작이다.
의사는 외롭다. 고독하다. 환자는 건강해져서 파랑새처럼 나의 진료실로부터
훨훨 날아가 버릴 뿐이다. 의사의 길은 고되다.
수백, 수천시간 노력하여 터득한 의료지식을 한푼 대가없이 설명으로 하사한다.
항상 손해보는 장사다. 그래서 의사는 가난하다.
그래서 의사의 길은 배고프고 쓸쓸하다. 만약 의사의 길이 화려하고
사치스럽다면 너무 많은 대가를 받았다고 본다. 과잉대가다.
의사는 늘 손해를 봐야 한다. 고급식사를 먹다 체하면 치료하는 것이
의사지만 막상 고급식사는 그림의 떡이다. 골프를 치다 다치면 치료는
하지만 골프 역시 먼 남의 이야기다. 그것이 의사의 길, 나의 의사 길이다.
나는 이런 의사의 길을 산다. 365일 진료하면서 나만의 길을 간다.
내 특유의 외길을 걷고 있다. 나는 늘 외롭고 쓸쓸하지만 나는 이길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미 되돌아 갈 수 없는 나의 길을 너무 깊이
들어와 버렸다. 이제 끝까지 가보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그 끝이 무언지는 몰라도 끝까지 가 보련다.

의사의 길은 우연히 내가 들어간 예전에 들어보지도 알지도 못했던
숲속의 길과도 같다. 미지의 길은 내가 어제 걸어 왔듯이 내일 또 뚜벅뚜벅
걸어들어갈 곳이다. 요즈음 무척이도 나는 외톨이가 된 기분이다.
외톨박이 의사인 내가 앞으로 걸어가는 나의 의사길이 어떠할 것인가는
오직 나의 환자들과 내 후손들이 이야기 해줄 뿐이리라.
그들이 무슨 말을 할 지는 나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아니 미리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할 시간도 넉넉치 않다. 
단지 나는 내 길을 갈 뿐이다.
갈 차비를 오늘 밤에도 열심히 차려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