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선생님,학교 과학시간에 게놈에 대해 조사해 오라는데,
게놈이 뭐예요? 발음도 이상하고...

의사: 아, 게놈, 정확히는 제놈,또는 지놈(genome)이 맞고,
인간의 유전자정보라고 보면 됩니다.1920 년인가, 독일의 Winkler교수가
gene(유전자) + chromosome(염색체)의 합성어로 genome을 사용한 게
효시일 거예요. 처음에는 단순히 유전자 속의 염색체 전체를 의미했으나
최근에는 유전자정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학생: 이게 왜 중요하죠? 유전자정보란 무슨 뜻인가요?

의사: 유전자는 우리 인간 고유의 형체를  나타나게 해주는 핵심적인 유전정보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어요. 즉 인간은 46개의 염색체 (단, 남자는 xy의
성염색체,여자는 xx를 가지는 것이 남여차이)를 가지고 있는데, 쌍으로
되어 있어 23쌍이죠. 그리고 염색체를 분석하면 DNA로 구성되었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일것입니다. 생명의 신비가 내포되어 있는 정보덩어리이죠.

학생: 잘 모르겠는데요. DNA는 알긴한데...

의사: 원래 DNA는 1953년 왓슨과 클릭이 발견한 이중 helix구조로
4가지 염기(A-아데닌, G-구아닌, C-시토신, T-티민)가 복잡하게 나열되어
만들어진 것이지요. 마치 컴퓨터가 0,1,2라는 간단한 숫자가 복잡하게
나열되어 모든 기능을 하듯이 DNA는 이들 4염기서열의 결과지요.

학생: 좀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의사: 인간의 많은 유전병과 암이 이 DNA의 유전자의 어떤 결함에
근거하리라고 학자들은 그동안 생각해 왔지요. 그래서 인간의 유전자를
상세히 분석하여 하나의 유전자지도를 만들어 보자, 하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게 인간 게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1998년 미국 생명공학벤처회사
셀레라 제노믹스와 공동연구)란 것입니다.
그 결과 2001년 2월 11일 인간의 게놈지도가 완성된 것입니다.

학생: 며칠 전 우리나라에서도 지도완성 발표를 했다던데요?

의사: 서울대에서 발표했지요. 세계에서 4번째일 것입니다(미국,영국,중국에 이어).
30대 남자의 게놈을 완전해독한 것이죠.

학생: 이것을 어디다 쓰는 겁니까?

의사: 앞으로 유전질병이나 암등에 대한 예방적차원의 치료에 사용하고
소위 "맞춤치료"가 가능하리라 봅니다. 유전적결함을 아예 태생기때
미리 발견,결함으로 인한 질병이 사전에 생기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위암과 간암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생: 다른 동물과 인간은 게놈에 차이가 있나요?

의사: 차이가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예상했던 것 보다
인간의 유전자 수가 훨씬 적었지요(원래 10만 이상이라고 예상했으나)
겨우 24,000~40,000개 수준이었어요. 초파리가 13,000개니 겨우 2배밖에
안되지요. 인간사이에는 겨우 2%정도의 차이 밖엔 없구요.
인종적인 차이는 없다고 해요.

학생: 다른 설명해줄 것은 없나요?

의사: 게놈연구로 놀라운 사실들이 많이 발견되었어요.
인간이 오늘같이 진화한 것은 다분히 남자유전자 때문이란 것이
밝혀졌어요. 남자가 여자보다 유전자변이(이런 변이가 진화의 원인)가
2배나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200개의 유전자는
박테리아가 인간의 조상인 초기 척추동물의 유전자 속으로 들어가
만들어 졌다고 해요. 그리고 초기 게놈지도를 완성하는데 무려
11년이란 세월과 25억달러란 비용이 들었는데, 이번 서울대에서는
겨우 2개월만에 그것도 20만달러의 비용으로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적은 비용(100만원 이하)으로 나의 게놈지도를 만들 날도
멀지 않다고 저는 봅니다. 문제는 이 게놈지도가 개인의 인격보호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어 미리 철저한 법율적 보완을 해야 하겠지요.

학생: 감사합니다. 오늘 게놈, 아니 제놈지도 강의 잘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