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음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실과 바늘과 같은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하려면 즐겁고 아름다운 음악을 가까이 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음악은 사람의 심장을 편안하게 해주고 호르몬 분비가 정상적으로 되도록
도와준다. 명곡은 명약에 못지 않게 건강에 특효약으로 작용한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에 찌들어 있을 때 우리 뇌파는 베타파나 심지어
감마파(30Hz이상)가 많이 보이는데, 이 때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
안정적이고 편안 할 때 나타나는 알파파 (8~13 Hz)가 많이 발산된다.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위궤양을 앓는 사람이 슈베르트의 명곡을
듣다보면 속쓰림이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위산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의 작용이 둔화되기 때문이다. 음악은 삶의 질을 높여준다.
힘들고 괴로울 때 음악을 통하여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도 있고
새로운 용기와 힘을 얻을 수도 있다.

필자는 지금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혼성듀엣 "뜨와 에 므와(Toi et moi,You & me)"의
펜이고, 박인희의 많은 히트곡을 지금도 애창하고 있다.
특히 "끝이 없는 길"은 나의 영원한 18번이다.

..."길가에 가로수 옷을 벗으면/ 떨어지는 잎새 위에 어리는 얼굴/ 그 모습 보려고
가까이 가면/ 나를 두고 저만큼 또 멀어지네/ 아, 이 길은 끝이 없는 길/ 계절이
다가도록 걸어가는 길/ (이어서 나오는 바이올린 간주곡과 피아노의 곁들림),..."

박인희는 음유시인(吟遊詩人) 이기도 했다.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에서
읖조리는 그녀의 목소리는 음유시인으로 불리기에 충분했다. 이필원과 같이한
혼성듀엣의 노래는 철저히 절제된 속에서 나오는 완벽한 화음으로 아마
전무후무한 혼성듀엣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모닥불 피워 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어~없어라/ 인생은
연기 속에 재를 남기고/ 마~알 없이 사라지는 모닥불 같은 것/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우리들의 이야기는 끄~읕이 없어라"

이 모닥불은 노래방의 인기곡 상위 50위 안에 드는 곡이라고 한다. 인생의
허무함을 낙엽이 타면서 재로 변하는 모습으로 표현한 이 노래 역시 수작이다.
DJ와 작가로도 활약한 박인희는 D 방송의 DJ 로도 유명했다. 이필원의 예술성
짙은 감성과 박인희의 맑고 카랑카랑한 음색은 절대음악을 낳았다.
"스카브르의 페어 (Scarborough Fair)"는 "스카브르의 추억"으로 당시
사이먼/카펑클의 명곡을 한국적언어로 새롭게 표현한 그녀의 대표작이다.
"추억 속의 스카브르여, 나 언제나 돌아가리..." 지금 들어도 가슴 찡한 명곡이다.

인간은 영원한 하숙생이고 방랑자이다. 멀리 인생길을 떠나는 우리 삶을 그대로
표현한 "방랑자" 역시 예술적으로 성숙한 작품이다.
"그림자 벗을 삼아 걷는 길은/서산에 해가 지면 멈추지만/마음의 님을 따라
,가고있는 나의 길은/꿈으로 이어진 영원한 길...."
그녀의 작품은 참으로 다양하다. "제네파쥬네파"나 "썸머와인"과 같은 곡은 예술성이
풍부하고 경쾌하기 까지 한 곡이다. 듀엣의 진미를 느끼게 하는 곡이다. 당시 유럽을
휩쓸던 "아바(ABBA)"가 "워털루"와 같은 곡으로 활발하고 경쾌하며 웅장하였다면
"뜨와 에 므와"는 또다른 한국적예술의 진수를 보여주었다고 본다.
지금도 자주 불리는 "그리운 사람끼리" 같은 곡은 더 이상 완벽할 수 없을
혼성듀엣의 결정체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음악은 우리 인간을 본성의 심연으로 안내하면서 인간이 참으로 아름답게
승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미(美)의 최상품을 음악은
선사해주는 것이다. 음악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임을 확실히 입증해주는 인간의
창조물이다. 음악을 통하여 삶의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그리운 사람끼리 마주 앉아서...."
이렇게 듣고 흥얼거리면 삶의 절정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