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체에서 가장 체온이 낮은 곳이 어딜까? 발끝이나 귓바퀴? 아니다.
놀랍게도 "고환(testicle)"이다. 인간의 종족보존에 이 부분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이곳에서 "정자(sperm)"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정액 1ml 에 무려 4,000만개 이상의 정자가 있단다. 정액(semen)은 전립선에서
만들어져 정자를 성공적으로 여자 자궁까지 도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정자는 물 속에서만 활동하는 "물고기"처럼 이동하는데, 여자 자궁 속이 산성이기
때문에 그냥 쳐들어가서는 다 죽고 만다. 그래서 정액은 특유의 향기를 가지는
알칼리액으로 무사히 자궁내막까지 정자가 살아서 도달해주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나 정액이 여자 질내로 들어가려면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
이게 "사정(ejaculation)"이라는 것이다. 제대로 사정이 이뤄지려면, 남성성기의
"발기(erection)"가 필요하다. 발기는 성기로 들어간 동맥혈이 부드러운 해면체조직 속에
고여서 마치 칸막이 처럼 팽팽해진 현상인데, 골반신경과 골반근육의 절대적인 도움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여자들은 남자의 엉덩이에 잘 반한다고 하는데 이런 의학적 배경이
있는가 보다. 골반(sacral 2~4 신경) 신경에 손상이 있으면 발기는 불가능해진다.
사실 발기는 매우 복합적인 작동의 결과인데, 여기에는 기본적인 혈액순환이 정상이어야하고
성기를 양사방에서 받쳐주는 근육들이 동시에 잘 수축해야 하는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와도
흡사하다. 특히 성기내의 혈액이 수분에서 수십분 좁은 칸막이 속에서 꼼짝없이 있어야 된다.

사정의 즐거움은 바로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다. 만약 이 절정(orgasm)의 쾌락이 사정 때에
느껴지지 않았다면 인류의 번영은 어려웠을 지도 모른다. 이때의 쾌감은 도파민호르몬과
유관하다. 많은 사람들이 사정의 어려움, 또는 사정이 즐거움과는 무관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한다. 바로 사정이 "3E"(Erection/발기, Emission/방출, Ejaculation/사정)의 단계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 과정 어딘가에서 문제가 생기면 바로 행복한 사정은 어려워진다.

"발기부전(Impotence)"은 이제 평범한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신경손상이나 혈류차단 같은
기질적원인이 없으면 대개 발기부전치료제로 해결이 된다. 사실 이들 약은 고혈압치료제였지만,
우연히 발기부전에도 효과적임을 알고 이제는 대중화되었다. 그러나 비기질적인 모든 발기부전이
치료 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성욕(libido)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것은 남성호르몬
(androgen & testosterone)에 기인한다. 최근에는 이들 호르몬도 쉽게 투여가 가능하다.

성생활에 있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남녀가 충분히 절정에 도달하기 전에
성행위가 끝날 수 밖에 없는 상황, 즉 "조루(premature ejaculation)"다.
이것은 발기부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지나치게 성기가 민감하여 과잉 반응하는 탓인데,
최근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약제가 시중에 나와 있어 성적으로 왕성한 젊은이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현재 결혼한 부부들의 약 15% 이상에서 원하는 임신이 되질 않고 있다. 이런 불임의 가장
흔한 원인은 남자에서는 정자의 문제이고 여자에게서는 난관의 문제인 듯하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건강한 청년의 정자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정자는 우선 갯수가 많아야 하고 활동력이
왕성해야하며 병적인 정자가 적어야 임신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정자가 생성되는 고환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항상 저체온을 유지한다. 태아가 7개월이 되면 태아의 뱃속에서 몸밖으로 이동하는데
이 정자의 모세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다.

건강한 성인의 성생활의 횟수는 주 2회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점차 성생활도
위축이 된다. 만 65세 이상의 25% 이상이 성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하며 미국인들 중 무려
1,000만명 이상이 발기부전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사정할 때 통증을
느끼거나 안으로 역사정을 해서 고통을 받기도 한다. 즐거워야 할 성생활이 오히려 기피대상이
되는 경우다. 정상적인 성생활을 위해서는 우선 성에 대한 욕구가 상존해야 하고 정상적으로
발기가 이뤄져야 함은 물론 사정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성적 극치감, 황홀감이
따라야 만족한 성(sex)이 완성된다.

초여름이 되면 산기슭에 밤꽃향기가 진동한다. 정액 역시 이 특이한 향기를 갖고 있고, 정액을
생산하는 전립선 역시 모양이 "밤톨"같이 생겨, 인간의 생존에 밤은 무척 가까운 열매일지도
모른다고 필자는 생각해본다. 그리고 정액과 사정에 좋은 것을 들라면 적당한 운동과 금연,
절주 등이 있음도 지적하고 싶다.